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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초인종이 울렸다

그날 밤,늦게까지 혼자 집에 있었다.조용한 집안에서갑자기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나는 무시하려고 했다.그런데몇 분 후,또 초인종이 울렸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나는 현관문 앞으로조심스럽게 걸어갔다. 문을 바라보는데,문틈 아래에서누군가가엎드려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나는 숨을 죽였다.그 사람은움직이지 않았다. 그때문 너머에서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계세요?” 나는몸이 굳은 채문 앞에서 꼼짝할 수 없었다. 그날 이후,밤마다 초인종이 울리면나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 © 무단사용금지공유 시 출처 필수: 지슬의 달빛정원 https://megumint.tistory.com/ 지슬의 달빛정원지슬의 달빛정원은 건강한 식사, 알뜰살뜰 도시락, 마음이 놓이는 장면, 그리고 제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들까..

[무서운 이야기] 사진 속의 낯선 그림자

나는 늘 자기 전에핸드폰으로 사진을 정리하곤 한다.그날도 습관처럼 앨범을 열었는데,처음 보는 사진이하나 끼어 있었다. 그 사진에는내가 잠든 모습이 담겨 있었다.나는 그런 사진을찍은 적이 없었다. 사진을 확대해보는데,내 머리맡에희미하게누군가가 서 있었다. 나는그 자리에서휴대폰을 떨어뜨렸다.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날 이후,나는 핸드폰 앨범을제대로 열어보지 못했다. 다음날,회사에서 점심시간에동료에게 물었다. “혹시 내가 잠자는 모습 찍어서 보낸 적 있어?” 그 동료는내 질문에눈을 크게 뜨며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그 사진, 네가 보낸 거야.” 나는그 사진을다시 열어볼 수 없었다. © 무단사용금지공유 시 출처 필수: 지슬의 달빛정원 https://megumint.tistory.com/ 지슬의 달빛정원..

[무서운 이야기] 계단 아래서 기다리는 사람

그날도 늦게 퇴근했다.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는데계단 아래에서낯익은 얼굴이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 사람을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았지만분명히 이웃은 아니었다. 계단을 오르려는데그 사람이 고개를 갸웃하더니천천히 계단을 올라오며 말했다. “같이 가요.” 나는 깜짝 놀라엘리베이터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그 사람은내 옆에 바짝 붙어서 섰다. 문이 닫히자그는내 쪽으로 몸을 돌리며 웃었다. “이제는 혼자가 아니네요.” 나는 숨이 막혔다.엘리베이터가 내 층에 멈추자문이 열렸고,나는 정신없이 뛰쳐나왔다. 집 문 앞에 도착해열쇠를 돌리는데,뒤에서 그 목소리가 들렸다. “내일 또 같이 가요.” 그날 이후,나는 계단을 오를 때마다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까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무단사..

[무서운 이야기] 지하주차장

그날은 유난히 퇴근이 늦었다.밤 11시가 넘은 시각.아파트 지하주차장은빛 하나 없이 조용했다.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려는데내 차 안쪽에서무언가가 움직였다. That night,I got off work especially late.It was already past 11 p.m.The apartment’s underground parking lotwas pitch dark and silent.I was about to head toward the elevatorwhen I noticed—something was movinginside my car. 가만히 들여다보니,내 차 뒷좌석에누군가 앉아 있었다. 그 사람은 고개를 떨군 채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나는 믿을 수 없었다.이 시간에,내 차 안에,왜 저 ..

[무서운 이야기] 낯선 이웃

그날은 퇴근이 늦었다.아파트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고,조용했다.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현관문 앞에 서서가방을 내려놓는데,옆집 문이 살짝 열렸다. That night,I got off work late.The apartment hallway was empty.It was quiet.I rode the elevator upand stood in front of my door,setting my bag down.That’s whenthe door to the apartment next to mineopened slightly. 나는 놀라서그 문을 힐끗 바라봤다.그 순간,문틈 사이로낯선 남자가 고개를 내밀며 웃고 있었다.그는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Startled,I glanced at that door.In ..

[무서운 이야기] 같은 시간, 같은 칸 / Same Time, Same Car

나는 늘 같은 시간에 지하철을 탄다.출근 시간은 바꿀 수 없으니까,자연스럽게 탄 칸도, 위치도, 자리가 비슷해진다.그래서일까.몇 주 전부터 자꾸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I always take the subway at the same time.I don’t have a choice—my work schedule never changes.Naturally,I end up in the same car,around the same spot,usually even in the same seat.Maybe that’s why...For the past few weeks,there’s been someone I keep noticing. 그녀는 항상 같은 옷을 입는다.회색 니트, 검은 치마, 낮은 단화.머리는 ..

[실화 기반 괴담] 그날, 나는 도망쳤다 / That Night, I Ran

야간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늘 가던 길이었고,그날도 평소와 다르지 않은 새벽이었다.시간은 아마…새벽 3시 반쯤.그 동네는 오래된 주택들과 언덕길이 많아서,새벽엔 사람이 거의 없다.특히 내가 사는 집은 높은 언덕 끝에 있었기에가로등 불빛조차 흐릿하게 닿는 그런 길이었다. It was after a night shift.I was on my way home—the same road I always took.And that night felt no different from any other.The time must’ve been…around 3:30 a.m.The neighborhood was full of old housesand winding hills.At that hour, ther..

[무서운 이야기] 끝은, 아니었다 (4화) / (It Wasn’t Over – Episode 4)

그날 밤도나는 어김없이 2시 43분에 깼다.이젠 핸드폰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몸이 먼저 알아서 깨니까.오늘은, 카메라를 다시 확인할 용기도 없었다.대신 그냥 거실에 앉아 있었다.어둠 속에서,소파에 기대아무 말 없이.그때…문득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문 쪽도 아니고, 창문 쪽도 아니었다.내 거실 안.바로 그 공간 어딘가.보이지는 않았다.하지만느껴졌다.그 존재는내가 움직일 때마다마치 그걸 보고 있는 것처럼조용히, 그리고 천천히시야에서 벗어났다.나는 소리를 지르지도,도망치지도 않았다.그저…나도 모르게 거기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다. That night,once again,I woke up at exactly 2:43 a.m.I didn’t need to c..

[무서운 이야기] 사진이 찍혔다 (3화) / The Photo Was Taken (Episode 3)

그날 새벽에도,역시 나는 자다가 깼다.시계를 보니 2시 43분.그 시간이었다.늘 그 시간에 깬다.몸을 일으키려다가문득,문밖에 누가 있을까 봐 움직이지 못했다. That night too,I woke up in the middle of my sleep.I checked the clock.2:43 a.m.It was that time again.Just like always.I was about to sit up—but then, suddenly,I couldn’t move.What if someone was standingjust outside my door? 몇 분을 그대로 앉아 있다가,핸드폰을 들어현관 앞에 설치해둔 작은 홈캠을 켰다.그건 움직임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녹화되는 모델이었다.화면엔 아무것도..

[무서운 이야기] 비밀번호가 바뀌었다 (2화)(The Password Has Changed – Episode 2)

그 박스를 연 이후로,집 안 분위기가 달라졌다.그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누가 있는 건 아닌데…누군가 내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느낌.현관 앞에 서서 귀를 기울이면가끔 복도에서 발소리 같은 게 들린다.그냥 지나가는 이웃이라고 하기엔 너무 이상한 시간에.새벽 2시 43분.정확히 그 시간에만 들린다.항상. 매일. Ever since I opened that box,something in my home… has changed.How do I even explain it?There’s no one here.And yet—it feels like someone is always nearby.Lingering. Watching.When I stand by the front door and listen carefull..